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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의 세번째 단어 발화 - mine
    엄마표 영어_둘째(2017) 2020. 11. 27. 00:30

    둘째는 언어가 늦은 편이었다.

    24개월이 될 때까지

     

    첫번째, 엄마

    두번째, 아빠

     

    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첫째는 23개월부터 문장 발화가 

    시작되었는데

    둘째는 첫째에 비해 많이 늦었다.

     

    책도 많이 읽어주고

    형아도 있어서

    말이 빠를 거라고 기대했는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불안감이 

     

    '혹시.. 내가 영어책을 읽어줘서?'

     

    라는 의심까지 품게 되었다.

    첫째는 이 나이에 영어책을

    읽어준 적이 없기에 

    딱히 비교해볼 사람이 없었다.

     

    새벽달님 아들도 두 돌까지

    말이 느렸다고 했지만

    두 돌이 지나도 말을 안하면

    그땐 어쩌나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영어책 읽어주는 즐거움

    뒷면엔 알게 모르게

    두려움도 서려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딱.... 두돌이 지나고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엄마, 아빠 이후

    둘째가 세번째 선택한 단어는

    'mine'이었다.

     

    영어로 발화하리라고는

    꿈도 못 꿨다.

     

     

    둘째에게 맥스앤루비 책

    'max meets morris' 책을 

    읽어준 적이 있다.

    이 책은 영상을 심하게 축약해놓은

    짧은 리더스북이었다.

     

    여기에 'mine'이 반복해서 나오는데

    둘째는 그 단어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게 '내꺼'라는 뜻이라고

    스스로 인지도 했다.

    이후 '내꺼'라는 단어를 써야할 때

     

    "마이~~~~~"

     

    를 외쳤다.
    마인의 '인' 발음이 안되서 '마이'라고 했다.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차안에서 간식을 먹을 때마다

    마인을 수도 없이 외쳤다.

    "엄마 마이 까까"

    처음엔 'my'를 말하나 싶었다.

    "마이가 어디 나오는 말이야?"

    라고 물으면

    맥스앤루비 책을 가리키며

    읽어달라고 했다.


    어쨌든 이때 세 단어를

    연결했으니

    그동안 했던

    둘째의 언어 걱정은

    끝이 났다.

     

    동영상을 틀어주면 더 좋아한다.

    동영상엔 'mine'이 수도 없이 나온다.

    ㅋㅋ

    둘째를 통해 깨달았다.

    아이가 영어로 발화를 한 것도,
    한국어 대신 영어를 선택한 것도,
    단순히 발음이 더 쉬워서라는 걸.

     

    엄마가 아이에게 영어를 강요해서 

    먼저 발화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발음 중

    조합가능하기 쉬운 말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이 영어든, 일어든, 한국어든

    다양한 말을 들으면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때

    취사선택할 수 있는

    말이 많아져서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

    '마인'이란 단어를 쓸 때

    둘째는 '내꺼'라는 발음은 할 수 없었다.

    ​'내꺼'라는 발음이 익숙해지면서

    '마인'이 자연스럽게

    '내꺼'라는 말로 옮겨갔다.

    정말 오묘하고 신기한

    아이의 언어 나라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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